히트 앤 런 - 無蓋貨車

히트 앤 런



들립니까


원치 않는 결말에 이르고 있음이

서서히 명확합니다, 주름진 복강(腹腔) 깊은 곳에서 울리는 것은 소리, 반향을 거듭하며

우리는 둘로 넷으로 쪼개지고, 어느새 기점에 이르러 하차를 요구받는 중입니다


탐스러운 동물들이 빙 둘러 불을 나누는 곳

느슨한 캠프의 표정은 언제나 마음에 들어요, 태울수록 길어지는 담배의 분위기

제 무게에 부러지는 일들을 모아 무릎이라 칭하는

정좌(正坐)란 종으로 물려받는 것일까요, 아님 횡으로? 목질(木質)이라는 말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궤(櫃)에 누워 나란히 잠을 청하는

지금은 잠시 자멸을 중단해도 될 것 같습니다, 된다고 믿겠습니다


허술한 경비로 보았던 것은 우리의 반면(反面)

악의가 되기엔 모자란 벽들이 물렁거리고, 지나온 저는 늘 인물과 사건의 차이가 궁금했지요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말하면 행복한 인물이 아니라고, 제발 멈춰달라고, 개처럼 울기 시작할 텐데요

조금이라도 긴 여운을 위해 고안된 이 인외(人外)의 자세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경박이 아니면

공복인 세계가 우리에게는 마련된 것입니다

그것은 쉽고 안전하지만


개들은 아닙니다

어렵게 열어봐야 애먼 장기들이 멀뚱할 뿐, 그냥 닫겠습니다 잔뜩 움츠린 채, 여기서 무얼 더 바라냐

묻는 입이 있어 틀어막는다면

또한 사육의 방편이 아니겠습니까? 혹은

치고, 달리는 간명한 배치로부터 달리 어떤 인상을 받겠습니까?

결정에 앞서는 것은 우리, 잠들고


깨어나고, 다시 잠들고 토하고

그것은 우리가 충분할 역할입니다, 셈처럼 아름다워질

후대를 위해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아물며 굳어가는 것은 우리의 미덕, 자꾸만 반듯해지는 사지를

어찌해 보기도 전에 우리는 도착합니다

야행의 눈마다

텅 빈 가젯이 차르르 맹렬한 기운을 뿜으며 돌기 시작하는군요, 머지않았다는 뜻이겠지요, 환영(歡迎)일까요?


아무런 맛도 나지 않던 미래, 그 투명한 안녕에

우리가 비로소 목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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