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 클럽 - 無蓋貨車

붉은 손 클럽



어느 날 당신의 두 손이 처음으로 흥건해진 것이 아니고 늘 그래왔던 것을 문득 떠올린 것이다 아… 맞다 하며 바지춤에 슥 닦고 또 잊어버릴 뿐

어떤 것이 평생에 걸치고 익숙하다고 해서 무언가 해명된 것은 아니다

누가 만지는 것마다 금으로 변한다고 해서 금이 무가치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것을 알아볼 정신이 찬란할 뿐


구실은 게으르고 잔인한

자들의 바람과 닻

백주, 떼로 모여 속삭이고

갱생! 떼로 모여 외쳤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물컹한 차양 허물어 주머니 찔러 넣은 자들 뒷짐으로 진 자들 붙잡고 흔들고 자근거리고 어떤 생활은 발설되지 않는단 이유만으로 죄책감을 낳는다

뜨겁고 김이

모락한 그것이

두근거리기 전에 쥐어서 터뜨려야지


복(福)은 차별 없어서 눈먼 것 무서운 것

불시에 고개를 돌리고 묻는다

고귀해 너도?


입회의 자격이 충분합니다 차고 넘쳐서 빠지고 잠깁니다


울음 대신 지푸라기 같은 슬픔

잘 말려 다발로 묶으면

더 이상 용도는 없다

약관으로 삼는다


비릿한 냄새나 먼 곳의 사이렌 공간을 메워도 사지의 흔들림 가로막히지 않고 그것은 모처럼 흥분되는 일이다 너도? 너도? 거듭되는 악수 악수 무릎까지 철벅거리며

깊어가는 손금

나보다 오래 산다





(근작)

플레이어



자려고 누운 사람은 매일이 다르고 새로운 검정을 듣는다 어린 내가 견디기 위해 모든 소리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

인과는 공포의 대체재다

바깥을 고백하는 방법


필드에는 소를 키우는 사람이 있어

목초지를 따라 돌며 수천 년에 한 번씩 등장한다


임의의 풀에서 무작위적 바람이 발생

하다가도 당신의 접근으로 취소될 수 있다


침대의 표면에 반드시 요구되는

속성은 잘 구겨지는 질감


언젠가 사람은 한밤에 집을 나설 일이 생긴다 활성화된 문이 없어도 불 꺼진 복도를 영원씩 연습해 두는 편이 좋다 당신이 아니라 세계의 안심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