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시민들은 아득하다 붉은 손 클럽이 재건되었다
내걸 기(旗)가 없고 열릴
문이 없어도 쓸모를 얻게 된 건강, 살아서 이 날을 보는구나
숟가락 놓는 자리마다 둔탁한 감사의 물결
연단이란 사조에 잠긴 모든 곳이야
동요를 걸레처럼 문질러 한 사람 간신히 설 자리 낸 거야
조감에 중독되면 약도 없다
볼래? 뒤로 걷다 뒤로 넘어져 코가 깨지지
눈초리로 감아놓은 두루마리는 화를 면했지만
빛날 듯 하얗게 세고
적어둔 강령은 잡음만 울창한 주말과 농장이 되네
숨기에 좋아 걸어 들어간 제 발들은 자란 키가 못내 우습다
이해는 한다 시간의 입장에서는
등 뒤에서 파고드는 누군가의 기념을 피할 도리 없으니까
영원이란 악수만으로 지문이 옮게 만드는 것이라
우리, 뒷짐 지고 인사하는 법이나 배웠다
회동의 성과는 언제나 일지의 바깥, 여름 흉내로 시작해
깍둑썬 과일처럼 달고 수명이 짧지
어떤 진심은 그러니 비몽과 사몽으로만 답할 수 있다
쏟아진 축하가 묽어 우기(雨期)에도 손색없었다
예감은 채울수록 깊어만 가는 빈 좌석들 사이로
불쑥 튀어나와 좌중을 실색게 하는
당신의 손 그리고
남은 생물이 들어서자 역광이 얼굴을 먹어치운다